DTC 뷰티 브랜드의 명암 – Plantmade 사례로 본 '성장 vs. 지속가능성'의 경계선
직접소비자직거래(DTC) 시장에서 급부상한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성공 스토리는 언제나 찬란하지만, 그 이면에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숨어 있습니다. 최근 영국의 헤어케어 브랜드 Plantmade가 230만 달러의 부채 끝에 소유권을 상실하며 보여준 현실은, ‘빠른 성장’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묻고 있어야 합니다. "DTC 브랜드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 진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1. 팬데믹 특수와 DTC 뷰티 브랜드의 성장 착시
2020년 설립된 Plantmade는 설립자 Ama Amo-Agyei가 단 130달러로 시작한 브랜드로, 팬데믹 당시 ‘스트레스성 탈모’라는 시대적 니즈에 정통하게 맞물리며 1년 만에 약 12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솔직한 창업자인플루언서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브랜드는 단숨에 34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충성도 높은 고객 커뮤니티를 형성했습니다. DTC 모델이 콘텐츠 중심의 커뮤니티 효과와 팬데믹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의해 폭발적 입소문을 탄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그러나 2024년 약 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88만4000달러의 적자를 내면서 그 성장의 그림자가 드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성장 착시’라고 부릅니다. 소비자 기반은 빠르게 확장됐지만, 고정비와 마케팅 비용,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이 수익구조를 압박하며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2. 창업자 비전과 투자자의 갈등, 브랜드 정체성의 시험대
Plantmade는 2025년 6월 경영악화로 관리절차에 들어갔고, 투자사 Crown Holdings에 불과 4만 달러 이하의 금액으로 인수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였던 Amo-Agyei 가족은 경영에서 완전히 퇴진하게 되었고, 브랜드 팬들과의 불협화음은 곧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표면화됐습니다. "커뮤니티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팬들의 댓글은, 브랜드가 더 이상 ‘공감’과 ‘서사’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단지 한 브랜드의 몰락이 아닌, DTC 시대 브랜딩 구조의 허약함을 드러낸 사례입니다. 특히 창업자 스토리에 의존해 브랜드가 성장한 경우, 운영권 조정이나 투자자 간 갈등이 브랜드 핵심 가치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3. 작은 브랜드, 큰 자본의 함정 – ‘성장 속도’보다 중요한 것들은
Plantmade 뿐만 아니라, 최근 비슷한 위기를 겪은 헤드랩 브랜드 You Go Natural 역시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려다 소비자와의 연결을 잃었다”고 분석됩니다. 이 브랜드는 약 2500만 달러의 누적 매출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자금 소모 탓에 소유권이 변경되었고, 크라우드펀딩 실패로 차세대 확장 동력을 잃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핵심은, ‘빨리 성장하려는 압박’이 브랜드 원칙과 운영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벤처 캐피탈(VC)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 무리한 확장을 추진하다가, 운영 내실과 고객과의 관계가 깨진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4. 브랜드 생존의 조건: 수익구조, 파트너 호환성, 공동체 유지력
이제 선도적인 브랜드들이 배우고 있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먼저, 건강한 수익 구조 확보가 마케팅보다 앞서야 하며, 파트너십 구성 시 단순 자금 유치가 아닌, 브랜드 미션과의 정렬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팬덤 기반 브랜드일수록 커뮤니티와의 지속적인 공감 구축이 필수적이며, 불가피한 변화에서도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Monique Little(You Go Natural 창업자)은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브랜드가 쉽게 자신의 비전을 상실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브랜드가 대형화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소수의 핵심 고객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이 오히려 장기적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들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왜 존재하는가?”, “누구를 위한 성장인가?” 이제는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만들고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미래 준비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 무조건적인 성장보다 ‘흑자 기반의 확장 전략’을 계획하세요.
- 📌 투자 유치 시 브랜드 철학과의 정합성을 우선순위로 고려하세요.
- 📌 커뮤니티 중심 브랜드라면, 창업자의 스토리를 블루프린트로 정립하고 ‘공감 유지 기능’을 강화하세요.
트렌드는 지나가지만, 신뢰는 남습니다. 성장을 넘어 ‘지속성’을 설계하는 이들이 미래 소비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됩니다.
#휴먼피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