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생물다양성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 천연기념물 보호 활동이 주는 농업 환경의 경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사라지는 곤충과 야생동물, 무너지는 생물다양성은 단순한 동물 보호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농업과 연계된 생태계 파괴는 토양 건강성 저하, 작물 수분 체계 붕괴, 해충 증가와 같은 농업 생산 기반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환경재단과 에쓰오일이 진행한 천연기념물지킴이단 활동은 바로 이러한 연관성을 실감케 하는 사례입니다. 수달과 장수하늘소 보호라는 표면적 목표 너머에는, 우리가 어떤 방식의 농법을 선택하고, 어떤 먹거리를 소비하느냐에 따라 생태계 전체가 좌우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수달이 사라지면 강이 죽고, 장수하늘소가 사라지면 숲이 병 든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핵심종입니다. 오염되고 훼손된 하천에서 수달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습지 중 69%가 지난 10년간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이는 곧 농업 오폐수, 개발 사업, 관개체계 간섭 등 인간의 활동 탓입니다. 수달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곧 우리의 물과 토양도 함께 병들고 있다는 경고인 것입니다.
장수하늘소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숲 생태계를 상징하는 곤충입니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이 곤충은 일부 지역의 고로쇠나무에서만 관찰되며, 개체 수 회복을 위해 국내 유일의 인공 증식 연구소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나무와 공생하는 곤충은 숲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필수 생물이며, 동시에 농작물 해충을 자연적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수행합니다. 곤충 다양성의 붕괴는 곧 생태적 방제망의 붕괴, 더 많은 농약 사용, 그리고 농민들의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기후위기 대응, 농업이 생물다양성과 연대하는 길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는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경작지에서 벌어지는 서식지 파괴와 농약 사용을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전환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환경재단의 이번 활동에서도 기업, 청년, 전문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체험하고 학습한 것은 단순한 봉사가 아닌 적극적 기후행동이었습니다.
특히 장수하늘소 복원 연구소의 인공 증식 노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 기반 복원이 단지 생물 보존이 아니라 ‘생태 기반의 지속 가능성 회복’이라는 농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농법, 예를 들어 자연농법이나 범농업 생태계 보전형 유기농법을 통해 이러한 생물들과 공존하며 농업 생산성까지 확보한 사례를 다수 확보하고 있습니다.
경험의 힘, 참여형 생물다양성 교육이 주는 효과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에쓰오일 임직원 가족들과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은 단순한 견학이 아닌, 생태계와 인간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교육받고 현장에서 체험했습니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을 넘어, 생태 시민 의식 형성과 소비자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입니다. 실제로 환경부가 2023년 발표한 '국민 생물다양성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체험 학습을 통한 생물다양성 가치 인식도가 교육 없이 접한 사람보다 평균 34%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실천들
생물다양성은 농업과 식량의 미래를 지키는 기초입니다. 이번 활동이 보여준 것처럼, 우리 모두는 보전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① 지역 농산물과 제철 식재료를 선택하세요. 원거리 운송과 집약농업을 줄이면 곧 생물서식지 파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② 유기농, 무농약 인증을 받은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하세요. 이는 곧 토양, 물, 곤충을 보호하는 선택입니다.
③ 천연기념물 지킴이단, 생물다양성 관련 시민단체에 후원하거나 캠페인에 참여하세요.
④ 학교나 지역 사회에서 생물다양성 체험 교육을 확산해 미래세대의 환경 감수성을 키워야 합니다.
⑤ <우리 곁의 자연, 사라지는 생명들>과 같은 다큐멘터리, <지구의 밥상> 등 서적을 통해 더 깊은 생태 감수성을 함양해보세요.
기후위기 시대, 지속 가능한 먹거리 선택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자 공동체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생태 정치적 실천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수달과 장수하늘소의 멸종을 보며 안타까워만 할 수 없습니다. 농업과 소비가 가진 힘을 다시 돌아보고, 지속 가능한 선택을 실천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