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수 속 열에너지, 식량 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 폐수열 회수 기술이 제시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해법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 그 후속 처리 과정에서 무엇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어떤 환경적 잠재력을 품고 있는지 고민해 본 적 있나요? 특히 기후 위기와 식량 위기가 맞물린 이 시대,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농업 시스템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 개입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최근 열린 '대한민국 ESG 친환경 대전'에서 주목받은 티엘엔지니어링의 폐수열회수기 기술은 농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해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폐수 속 미활용 열에너지, 농업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
각 가정과 건물에서 배출되는 생활용 폐수는 단순히 오염원이 아니라, 엄청난 열에너지를 담고 있는 자원이기도 합니다. 티엘엔지니어링이 이번에 출시한 하루 150톤 처리 규모의 소형 폐수열회수기 ‘히트세이버(Heat Saver)’는 그동안 수영장 등 대규모 시설에 한정되던 열 회수 시스템을 아파트나 중소형 병원, 식품 가공 공장 등 중소형 건물 단위로 확장하려는 시도입니다.
이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시설 내 냉난방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1%가 에너지 사용으로부터 발생하며, 한국도 산업과 주거 부문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량의 절반 가까이가 난방과 온수 사용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만큼 폐열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잠재적 기후 대응 전략의 하나이자, 농업 시설 운영의 탄소중립 전환 실천 사례로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 속 농업의 에너지 소비,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
농산물 재배뿐 아니라 이를 저장·가공·유통하는 전 과정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특히 스마트팜, 수경재배 등 첨단 농업 시스템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높은 에너지 의존도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외부 에너지 의존도를 지역 기반의 재생 가능 열에너지 시스템으로 낮출 수 있다면, 식량 생산의 생태적 효율성과 자립성은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티엘엔지니어링의 히트세이버처럼 생활 속 에너지 회수 기술이 농업 분야에 융합된다면, 지역 농산물의 저탄소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겨울철 난방이 필요한 온실 재배지, 식품 가공라인 냉난방 및 온수 공급 시스템 등에 이 기술이 도입된다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그만큼 생산 원가를 낮춰 소비자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로 가는 길, 지역 기반 분산 에너지와 함께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저탄소, 자원순환, 지역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 도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와 자원 회수 기술은 먹거리 시스템과 환경을 연결하는 가교입니다. 이번에 출시된 소형 폐수열회수기는 설치 범용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농가 단위 또는 농촌 공동체 마을 단위 설치 가능성도 타진해볼 수 있는 기술입니다.
특히 우리 농촌 지역은 노후화된 난방 시스템, 온실 가열 등의 에너지 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에너지 자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폐수열 회수기술이 들어설 수 있는 마을 공동 시설이나 모범 생산단지에 대한 시범 지원과 확대는 친환경 농업 전환정책의 한 축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과 선택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속 가능한 먹거리와 환경을 위해 몇 가지 실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지역 농산물 소비 확대: 로컬푸드를 선택하는 것은 유통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행동입니다.
- 친환경 인증 제품 우선 구매: 유기농, 무농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결과물입니다.
- 물과 에너지 절약 실천: 삶 속 폐열·폐수 발생을 최소화하고, 절약된 자원은 결국 더 건강한 생산 기반으로 이어집니다.
- 지속 가능한 농정 정책 지지와 제안: 지역 주민 참여 예산, 지방정부의 에너지 절감 인프라 구축 관련 정책에 적극적인 의견을 냅시다.
- 시민단체·환경단체 활동 후원: 먹거리 정의와 기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민운동에 연대해 보세요.
건강한 먹거리는 건강한 환경에서 시작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은 책임 있는 시스템과 기술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생활의 끝에서 버려지는 에너지조차 농업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소비의 입장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 주권을 위한 생산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