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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스마라톤, 밥상에서 시작된 경고

서울어스마라톤, 밥상에서 시작된 경고

도심을 달리는 지구의 외침: 서울어스마라톤이 던지는 농업 환경의 경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그리고 그 음식을 길러내는 토양, 물, 공기는 얼마나 건강할까요? 기후위기의 중심에 있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식량 시스템의 불안정성과 농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는 단순한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이다. 오는 2025년 9월 21일, WWF(세계자연기금)가 서울 도심에서 개최하는 ‘서울어스마라톤’은 단순한 러닝 이벤트 그 이상이다. 이 행사는 ‘밥상에서 시작되는 지구환경’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농업과 생태계, 그리고 우리의 생존을 향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상징적 발걸음이다.

이 마라톤에는 배우 진서연, 한예리, 그리고 전 마라톤 국가대표 권은주 감독 등이 시민들과 함께 달린다. 참가자 2만 명은 광화문에서 여의도까지 달리며 지속 가능한 삶과 자연 보전을 위한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 이 경로는 단순한 운동 루트가 아니다. 이는 마치 도시의 심장을 관통하며 우리가 잊고 있는 자연과 농업 사이의 관계, 그리고 인간의 책임을 되묻는 생태학적 여정이다.

❶ 기후위기와 농업의 치명적 악순환

지구 평균기온이 1.2도 상승한 지금, 농업도 그 영향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기후변화로 인해 봄철 작물 수확 시기가 평균 6일 이상 빨라졌고, 이는 곧 재배 패턴과 수확량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현재의 관행농업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세계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가 농업·산림·토지이용 부문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과도한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은 탄소 배출을 높일 뿐 아니라 토양과 수질 오염까지 유발한다.

❷ 생물다양성의 붕괴와 ‘멸종위기 282종’의 경고

이번 서울어스마라톤의 백미는 ‘한국멸종위기 282종 특별상’이라는 상장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단의 근간은 생물다양성에 있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 중심의 단작(單作) 농업과 유전자변형작물(GMO)의 확산은 이를 무너뜨리고 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세계 곡물 생산의 75%가 단 12개 품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농업 집중화는 작물의 병충해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생태계 전체의 회복력을 약화시킨다.

❸ 음식과 쓰레기, 농업의 이면을 직시하라

이번 행사에서 트로피는 폐유리를 재활용한 친환경 세라믹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다.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소비 뒤편에는 방대한 자원 낭비와 폐기물 문제가 따라온다. 대한민국은 매년 520만 톤 이상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환경부, 2023)하고 있으며, 이는 막대한 메탄가스를 유발하는 또 하나의 기후 위기 요인이다. 탄소발자국이 작은 지역 농산물 소비와 리사이클링 시스템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❹ 행동으로 실현되는 식량 주권과 지속 가능한 미래

참여하는 스타들의 선한 영향력도 의의 깊지만, 궁극적으로 이 마라톤이 던지는 메시지는 시민 모두에게 닿아야 한다. 먹거리 문제는 이제 환경문제이자 건강문제, 나아가 국가 안보 문제다. 우린 더 이상 수입에 의존한 식량체계에 안주할 수 없다. 국내 농민이 환경에 부담을 줄이지 않고서는 지속 가능한 농업은 불가능하다. 유기농 확대, 자연농법 도입, 정밀농업 기술 적용 등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송정호 WWF 한국 사무총장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야말로 지구를 살리는 가장 힘 있는 변화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어스마라톤은 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먹는 한 끼의 밥상이 지구 곳곳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그것을 바꾸기 위한 첫걸음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되묻는다.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은 아래와 같다:

  • 친환경 인증(무농약/유기농) 농산물 소비: 인증마크가 환경과 건강을 대표한다.
  • 지역 농산물 선택: 로컬푸드는 탄소발자국과 저장·운송 에너지 사용을 줄인다.
  • 농업 관련 정책에 목소리 내기: 지속가능한 농업직불제, 학교 급식 유기농 전환 정책에 참여하자.
  • 먹거리 시민단체, 농민 단체 지지 및 후원: 생산자의 환경 보전을 소비자가 함께 빚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 시스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오늘 한 끼를 바꾸면, 내일의 지구가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