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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피툰, 웹툰으로 여는 북미시장

태피툰, 웹툰으로 여는 북미시장

웹툰 IP의 새로운 지평, 태피툰의 북미 진출 전략 – 'Anime NYC 2025' 현장에서 본 글로벌 콘텐츠의 미래

디지털 스토리텔링 시대, 콘텐츠는 국경을 초월한다. 그 최전선에는 한국 웹툰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확장하는 대표주자, 바로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Tappytoon)’이다. 태피툰을 운영하는 콘텐츠퍼스트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규모 애니메이션 행사 '애니메 NYC 2025(Anime NYC 2025)'에 참가하며, 웹툰의 새로운 가능성 — 특히 굿즈, 출판, 라이선싱을 아우르는 IP 비즈니스 — 를 강력히 선보였다.

이 흥미로운 문화 교차점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지금, 왜 북미인가? 그리고 웹툰의 확장은 단지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문화 전략’은 무엇인가?

한국 정서와 글로벌 팬덤의 접점: 굿즈의 언어

태피툰의 부스 ‘클럽젬(Club JEM)’은 단순한 캐릭터 상품 진열을 넘어, 한국적 정서를 감각적으로 매개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대나무 부채, 포토카드북, 티셔츠에서 여권지갑까지 — 이 굿즈들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팬이 작품 세계관의 일부를 ‘소유’하도록 유도하는 인터페이스다. 특히 “킹스메이커”나 “이 결혼은 어차피 망하게 되어 있다” 등 인기 웹툰의 서사성과 캐릭터성을 응축한 제품들은 북미 팬층 사이에서 높은 몰입감을 이끌어냈다.

문화 평론가들이 자주 언급하듯, 팬덤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콘텐츠 소비가 아니라 “애정을 물질화하는 루트”다. 굿즈는 그 감정의 결합체로서, 작품의 감동을 일상화하는 결정적 장치다.

출판으로 완성되는 서사의 물성화: ‘킹스메이커’ 단행본의 위력

현장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펭귄랜덤하우스 산하 웹툰 출판 레이블 잉크로어(INKLORE)와 협업한 "킹스메이커(King’s Maker)" 단행본의 선공개다. 디지털에 익숙한 팬에게 인쇄본은 오래된 미디어가 아니다. 오히려 ‘소장’에 의미를 부여한 새로운 감상의 방식이다.

작가 강지영·하가의 북미 첫 대면 사인회 역시 흥미로운 문화 교류의 장이었다. 이 자리에서 팬들은 작품의 제작 기법, 스토리 전개 의도 등을 직접 듣고, 그것을 서명과 함께 ‘기념’함으로써 작품 세계에 또 한 번 몰입했다. 평면의 디지털 콘텐츠에, 물성과 시간이 녹아드는 순간이었다.

IP 확장의 미학: 플랫폼에서 브랜드로

이번 전시를 통해 태피툰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신은 단순한 웹툰 플랫폼이 아니라 ‘IP 브랜드’임을. 콘텐츠퍼스트는 연간 6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며, 각 IP를 굿즈, 출판, 게임, 영상 등으로 확장시키는 스토리텔링 밸류체인을 구축해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단순한 수직적 확장만이 아니라, 지역과 팬층에 따라 ‘재해석되는 콘텐츠 전략’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북미 팬들 사이에서는 LGBTQ 테마의 서사나 동양적 정취에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글로벌 전략 수립 시 중요한 데이터 자원이 된다.

현장의 열기에서 읽는 가능성: '웹툰' 그 이상을 향한 시선

콘텐츠퍼스트의 어니스트 우 CSO는 “북미에서 웹툰의 폭발적 성장과 확장 가능성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전시 부스가 아니라, 이곳은 현지 팬덤과의 ‘감각적 계약’이 이뤄진 문화 접점이었다.

이는 오늘날의 예술과 문화가 어떻게 산업, 브랜딩, 감정의 결집체가 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웹툰이 단지 디지털 만화가 아닌, 인터랙티브 문화의 매개체이자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핵심 IP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요약하자면, 태피툰의 북미 진출은 단지 한 플랫폼의 산업적 행보가 아니다. 서사 콘텐츠가 어떻게 팬의 정서와, 시장의 흐름, 문화의 맥락 속에서 확장·변주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화 전략의 전범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문화적 실천은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께 제안한다. 태피툰 앱에서 킹스메이커나 이결어망 등의 원작을 먼저 감상해 보자. 번역된 영어판도 함께 비교하며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뉘앙스를 탐색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 굿즈 구매를 통해 팬으로서의 감상을 물질화해보고, 나아가 오는 전시에 직접 참여하여 글로벌 팬덤의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는 것도 추천한다. 서사로부터 시작된 이 문화여정에 당신의 관점이 더해진다면, 이는 더이상 한국 웹툰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우리의 새로운 문화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