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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을 넘어선 우주 사유

빅뱅을 넘어선 우주 사유

‘빅뱅은 틀렸다’가 던지는 우주의 역설 – 과학 교양서 너머 존재론적 사유로의 초대

과학이 진리에 도달했다고 믿는 순간, 새 질문이 튀어나오는 법이다. 최근 페스트북이 추천 도서로 선정한 진정명 작가의 과학 교양서 『빅뱅은 틀렸다: 그래도 근원적 에너지는 돈다』는 그러한 지적 모험의 산물이다. 이 책은 빅뱅 우주론이라는 현대 물리학의 정설에 과감히 반기를 들고, 순환하는 우주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과학과 철학, 종교의 경계를 허문다. 과연 이 작품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있을까? 그리고, 그 사유의 여운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1. 우주는 시작되었는가? – 정설을 교란하는 사유의 용기

우리는 오랫동안 우주의 기원을 '빅뱅'이라는 폭발에서 출발했다고 배웠다. 하지만 진정명 작가는 이 정설에 깊은 회의를 표한다. 그는 양자화된 순환 구조라는 새로운 우주 모델을 제시한다. 이는 물질과 에너지가 일정한 규칙 속에 순환하며 변형된 형태로 계속 반복된다는 이론이다. 이와 같은 시도는 단지 과학적 반론을 넘어서, 우주의 존재론적 성격 자체를 다시 묻는 행위다. 저자는 입자물리학의 정보를 역산하여 실재의 작동 방식을 추론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빅뱅' 이후의 에너지 분포나 시간의 흐름마저 상대적인 허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2. 과학과 불교의 대면 – 경계의 융합으로부터 탄생한 통찰

『빅뱅은 틀렸다』가 독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지점은 바로 과학적 탐구에 불교적 통찰을 결합했다는 사실에 있다. 저자는 "세계의 진리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과학과 종교는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한다"고 말하며, ‘근원적 에너지의 순환’을 설명하는 데 불교의 윤회사상과 공(空)의 개념을 도입한다. 이로써 독자는 세상을 입자와 공식이 아닌 관계와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 조합은 과학과 명상이 공존하는 시대의 지적 욕망을 대변한다.

3. 대중성 속 철학하기 – 독자 반응이 증명한 감성적 과학 서사

지적으로 파격적인 이 책은 놀랍게도 많은 대중 독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과학과 예술의 조화", "지식을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본 건 처음"이라는 독자 후기는 이 책이 복잡한 이론서가 아닌, 정서적으로도 깊이 울리는 텍스트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난해한 과학 용어를 최소화하고, 수치보다는 이야기 구조와 비유를 활용하여 독자의 몰입을 유도한다. 이는 칼 세이건이나 브라이언 그린 등 대중 과학자의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미학적 감각이 돋보이는 탈장르적 시도로 읽힌다.

4. 페스트북이라는 실험적 플랫폼의 의미

이 책은 창작 중심 출판사인 **페스트북(Festbook)**이 선보인 시리즈 중 하나다. 500종 이상의 콘텐츠 출간 경험과 예술가 지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페스트북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현대 문화의 흐름에 발맞춘 독립출판의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진정명 작가의 메시지가 저널과 학회가 아닌 대중출판을 통해 확산되었다는 사실은 지식 생산의 방식과 유통의 독립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우주의 시작이 아니라 그 끊임없는 흐름을 성찰하자는 진정명 작가의 제안은 단순한 과학 비평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매 순간 당연히 여기는 ‘현실’을 틀 밖에서 다시 보는 훈련이기도 하다. 『빅뱅은 틀렸다』는 전국 주요 서점은 물론, 작가의 공식 웹사이트 ‘진정명닷컴’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관성처럼 여겨졌던 세계관이 흔들릴지도 모른다.

지금 바로 이 텍스트를 펼쳐 보자. 그리고 자신만의 우주적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사유 역시,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