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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농업의 에너지 혁신

지속 가능한 농업의 에너지 혁신

기후위기 시대, 식량생산도 '탈석유'가 답이다 – 바이오 오일이 여는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식료품은 단순히 ‘먹을거리’가 아닙니다. 이들은 생산, 가공, 유통, 소비에 이르는 복잡한 체계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고,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며 생물다양성을 위협합니다. FAO(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1%가 식량 시스템에서 비롯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밥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해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식량 생산과정의 자원순환을 강화하고, 탄소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입니다. 최근 LG화학이 충남 서산에 착공한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공장은, 폐식용유를 고부가가치 연료로 전환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및 식품 시스템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폐식용유, ‘농업 폐기물’ 아닌 ‘에너지 자원’으로의 전환

HVO는 폐식용유나 식물성 원료를 수소와 반응시켜 만든 차세대 친환경 바이오 연료입니다. 일반 화석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90% 줄일 수 있으며, SAF(지속가능 항공유), 바이오 디젤, 바이오 납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됩니다. 특히, 바이오 납사는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로 전환돼 고기능 플라스틱과 위생용품 등으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연료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식용유처럼 기존에 ‘폐기물’로 전락하던 자원을 다시 농업과 에너지 산업의 핵심 자산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자원순환형 농업의 우수 사례로 평가됩니다.

탄소중립 농식품 체계,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단위 농경지 면적당 농약 사용량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플라스틱 비닐 멀칭, 화학비료, 기계화 농업이 단기적 생산 효율성은 올릴 수 있으나,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기후위기 앞에서 식량 안보를 더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HVO 같은 저탄소 연료 기반의 농자재, 저탄소 운송 시스템은 농업 전반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농산물 운반 차량, 비료 제조 공정, 온실 운영 시스템에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연료를 도입한다면, 우리 식탁의 탄소 발자국을 눈에 띄게 낮출 수 있습니다.

국제 협력과 기술 융합이 만드는 에너지 농업 혁신

LG화학은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Eni)와 합작법인을 통해 이번 HVO 공장을 추진했습니다. 에니는 연간 200만 톤이 넘는 바이오디젤 생산 역량과 친환경 정제 기술을 보유한 유럽 에너지 강자로, 글로벌 원재료 공급망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 협력은 단순한 산업 확산이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는 지속 가능한 식량 및 에너지 연대의 시금석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식물성 원료 기반 연료는 기존의 곡물 생산과 경쟁을 피하면서도, 다양한 지역에서 지역 맞춤형 지속 가능한 농업 체계 구축이 가능합니다.

먹거리 주권은 에너지 주권에서 시작된다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핵심은 단지 농약을 덜쓰거나 유기농법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식량 생산 전 과정을 재설계하는 것입니다. 에너지원, 운송 방식, 폐기물 관리까지 포함한 전주기적 탈탄소 전략이 필요합니다. 폐식용유 기반 바이오오일은 그 시발점입니다. 이는 단순한 화학산업의 구조 전환이 아닌, 농업이 에너지 산업과 손잡고 식량 시스템 전체의 시스템 전환을 이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를 가집니다.

우리 밥상이 탄소 없고, 건강하며, 공평한 시스템 위에서 유지되기 위해, 소비자인 우리 또한 행동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변화들도 존재합니다. 지역 로컬푸드를 선택하고, 친환경 농산물 인증 제품을 구매하며, 바이오 기반으로 생산된 제품에 관심을 가지세요. 더 나아가, 친환경 농업 정책에 참여하거나 관련 시민단체 후원을 통해 사회적 지지를 표현하세요. ‘푸드, 농업, 에너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전환적 사유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듭니다. 다음 세대에게 건강한 토양과 깨끗한 물을 남기기 위한 첫 걸음, 바로 지금 당신의 식탁 위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