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지속 가능한 인재가 희망이다 –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이끄는 농업·환경 미래 교육의 현주소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과연 기후위기 속에서도 안전하고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농업은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4%를 차지하며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동시에, 기후변화는 농업 생산성에 막대한 타격을 주며 식량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단지 기술혁신이 아닌, '인재양성 혁신'의 관점에서도 들여다봐야 한다.
최근 발표된 ‘온실가스 감축 혁신 인재양성사업’에서 건국대학교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기후·환경 대응 분야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이 프로그램이 농업·환경 분야에 던지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과학적 식견과 현장 대응력이 결합된 전문 인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1. 농업과 교육의 재편 –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무형 인재 양성
건국대는 화학공학과를 중심으로 3개 학과, 10명 이상의 교수진이 참여한 융합형 사업단을 통해 마이크로디그리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이 과정은 단순 이론 학습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탄소 감축 전략 수립 및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기반한 PBL(Project-Based Learning)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현장 전문가 멘토링 및 연구 논문 발표라는 실적 측정 기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학문-산업-정책 연계를 경험하며 실직적 역량을 키우고 있다.
2. 지역-산업 연계, 지속 가능한 농산업 생태계 구축 토대 마련
이 사업 모델은 농업 분야로 확장해도 매우 유효하다. 현재 농민들은 기후변화, 병해충 증가, 작물 수확량 감소 등 중첩된 환경 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FAO(국제식량농업기구) 보고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농업지역의 25% 이상이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 생산 불능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런 현장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역 농업과 연계된 실무형 전문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며, 건국대가 추진해온 산학연 협력 모델은 이러한 지역 맞춤형 정책 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3. 온실가스 감축이 곧 먹거리 정의다 – 지속 가능한 농법 전략의 교육 필요성
우리가 식탁 위에서 선택하는 식재료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의 실천이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 체계는 유기농, 정밀농법, 저탄소 식문화로 연결되며, 이를 위한 기술과 인적 자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 건국대 모델은 인재를 ‘기후위기 대응 설계자’로 양성하며, 먹거리 정의(food justice) 실현과 탄소중립 농업 확산의 기반이 되는 원형이라 할 수 있다.
4. 개방형 교육 혁신, 식량주권을 향한 공동체의 역할
주지봉 교수는 이번 성과에 대해 “현장 중심 융합 교육이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하며 산업계 수요와 빠르게 달라지는 기후정책에 유연히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식량주권 문제에서도 매우 중요한 접근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인재 육성이 특정 학문이나 농민 단체에 국한되지 않고, 공공기관, 산업, 소비자, 학교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교육 시스템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세계 각국은 이미 자국의 식량 체계를 지키기 위해 농학 중심 교육에 환경과 공공의 가치를 통합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방안: 기후위기를 막는 소비와 교육의 선택
건국대학교의 사례는 우리가 개인 차원에서 시작할 수 있는 행동에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을 고르고, 저탄소 식품 소비를 실천하며, 관련 정책을 지지하는 데 있어 교육이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작은 실천으로 함께할 수 있다.
- 지역 로컬푸드 구매로 농민과 환경을 살리는 소비 실천
- 학교와 커뮤니티 센터에서의 기후농업교육 참여 추진
- 친환경 농업 관련 정책에 대한 관심과 의견 개진
- 시민단체 캠페인 후원 및 관련 서적·다큐멘터리 탐독 (예: <우리의 식탁 위의 위기>, <푸드, 주권을 말하다> 등)
우리가 매일 식사를 준비하는 행위는 기후위기 속에서 하나의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는 기술을 넘은 ‘지속 가능한 사고’를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한 교육과 인재 양성이 지금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건강한 밥상의 시작은 바로 인재를 길러낼 토양을 제대로 가꾸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