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용 산업의 방향을 바꾸는 조세 충격 – 유럽 코스메틱 시장이 직면한 새로운 규제 리스크와 전략 대응
세계 뷰티 산업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유럽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2025년 7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협정 발표 이후, 미국은 유럽산 화장품과 개인 위생용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0%에서 단숨에 도입된 이 조치에 대해, 글로벌 뷰티 업계를 대표하는 로레알(L'Oréal)은 “환영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변화 속에 숨어 있는 기회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전략적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1. 15% 관세 시대 개막 – 뷰티 산업이 받는 타격과 회복 탄력성
로레알 CEO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는 이번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해 “예측 가능성을 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유럽 산업에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유럽 화장품 산업은 EU GDP에 1,800억 유로를 기여하고, 300만 이상의 일자리 창출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경제계 전체의 가치 사슬이 흔들리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가치 있는 통찰은, 대규모 글로벌 기업조차 불확실한 무역환경 위에서도 생산 및 유통 전략을 변화시키며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레알은 미국 내 4개 공장에서 판매 제품의 절반을 현지 생산하며, 고급 제품을 미리 비축하고 소폭 가격 조정을 통해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2.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 ‘현지화(Localization)’가 생존전략으로
이번 사태는 뷰티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다변화와 생산기지 지역화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제는 단순한 ‘원가 절감형 해외 생산’이 아닌, 정책 및 관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지역 생산이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면, 미용·헬스케어 관련 중소·중견 브랜드도 타국 내 소량 생산 시설 구축, 계약 제조 파트너 구축 등을 고민할 시점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민첩한 현지 조달 전략이 기업 생존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3. 정치적 불확실성과 산업 규제 – “보호받지 못하는 뷰티 산업”의 현실
이번 무역 합의는 영국보다 EU 소비자가 더 많은 관세 부담을 진다는 점에서 EU 내 산업정책의 균형성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응해 로레알을 포함한 유럽 주요 뷰티 기업 연합체 ‘밸류 오브 뷰티 얼라이언스(Value of Beauty Alliance)’는 유럽연합 내 간소화된 규제체계와 산업 보호 조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뷰티 산업이 ‘사치재’로만 인식되면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위험이 있음에 따라, 이제는 화장품이 경제, 고용, 문화적 영향력이 큰 핵심 산업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때다.
4.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브랜드 전략의 전환점
물가 상승과 관세 인상은 최종 소비자가 마주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를 재정립하고, 가격 대비 가치 전달이 확실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는 가격에 민감하면서도 브랜드 가치와 ESG 요소를 고려하는 세대다.
이제 기업들은 단순 ‘럭셔리’ 지향이 아닌, 생산의 투명성, 환경 마크, 지역경제 기여 등의 브랜드 신뢰성을 높이는 요소를 강화해야 새로운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5. 규제와 기술의 교차점 – 향후 5년, 뷰티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예측과 분산’
앞으로 글로벌 뷰티 시장은 ‘비관세 장벽’(예: 브랜드 인증의 지역 제한, 환경 규제 등)의 확대와 기술 기반의 신제품 혁신이 절묘하게 충돌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는 R&D 중심의 브랜드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국가의 규제를 고려한 글로벌 사전 인증 설계,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대비한 생산지 분산 투자, 나아가 기존 시장 외 동남아·중동 등의 신흥 성장 시장 개척이 전략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다.
요약 및 실천 아이디어
이번 미국의 관세 정책은 뷰티 산업의 민낯을 드러내는 ‘정책 스트레스 테스트’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의 흐름은 무엇인가?” 그 해답은 ‘지속 가능한 공급망’, ‘글로벌 리스크 예측 능력’, 그리고 ‘소비자 신뢰로 연결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지금 바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시작해볼 수 있다.
- 보유 중인 브랜드나 제품이 어떤 국가 규제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분석해보자.
- 생산, 물류, 광고, 세금 등 국제 확장 전략에서 리스크 요인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자.
-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의 언어를 강화하여 가격 인상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자.
미래는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하다. 변화의 최전선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항상 준비된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