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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의 식량 전환

기후위기 시대의 식량 전환

기후위기 시대, 먹거리 안전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위한 시민사회의 전략적 전환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정말 안전할까요?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식량 위기의 경고로 다가오는 오늘날, 단순히 먹거리의 양과 가격을 넘어 그것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도,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동안 세계 곳곳에서는 가뭄과 폭우, 작물 흉작, 식량난이 연쇄적으로 이어졌고, 이는 농업이 어느 정도의 기후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생존의 방식이 갈리는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정부의 정책 대응이나 기업의 친환경 선언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번에 출범한 루트임팩트의 ‘CP1(Climate Philanthropy 1)’ 프로젝트는 바로 그 한계의 틈을 메우기 위한 새로운 제안입니다. 이 글에서는 CP1 프로젝트가 우리 농업 환경과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에 던지는 의미를 분석하고,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짚어봅니다.

기후 위기 앞에 서 있는 농업: 생태계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

화학비료와 농약의 지나친 사용, 획일화된 작물 중심의 관행농업, 개발 위주의 농지 전환은 이미 수질오염과 토양 황폐화를 초래해왔고, 여기에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재배 가능한 작물의 범위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 토양의 33%가 중대한 퇴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는 종국적으로 식량 생산기반 그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내에서도 여름철 평균기온이 1980년대 대비 1.4도 상승했고, 이상기후로 작물 병충해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어 재배 농가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 친화적 농업 전환지역 기반의 식량 자립 전략은 생존뿐 아니라 주권의 문제로 우뚝 섰습니다.

시민사회의 전면 진출: CP1 프로젝트가 주는 시사점

CP1은 ‘임팩트 필란트로피’라는 방식으로 시민사회 조직의 전략적 생존과 기후대응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입니다. 단기 성과 중심의 공공자금과는 달리, 이 프로젝트는 최대 1억 원의 유연한 재정 지원, 조직 맞춤형 성장 계획, 그리고 동료 네트워킹과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비영리 단체들이 스스로의 임팩트를 측정하고 전략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합니다.

녹색전환연구소, 에너지전환포럼, 환경운동연합 등이 이번 1기 지원 대상이며, 이들 모두 지속가능한 환경과 농업 체계 전환을 전면에서 실천해온 단체들입니다. 이들의 역량 강화는 곧 지역 공동체 수준에서의 농업-환경-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가능케 합니다.

농업을 다시 생태 안으로: 지속가능한 농법과 커뮤니티 활성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기농업, 자연농법, 재생농업 등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의 전환은 중요한 흐름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로덜 인스티튜트(Rodale Institute) 연구에 따르면 재생농법은 관행 농법 대비 탄소 저감 효과가 높고, 기후스트레스 회복력도 우수합니다. 이러한 실천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 기반의 전환 운동이어야 하며, 이때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바로 지역의 비영리 조직들과 시민 커뮤니티입니다.

CP1 프로젝트는 단지 조직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사고를 훈련하고 협력적 구조를 형성하여 **풀뿌리 차원에서의 먹거리 정의(Food Justice)**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적 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변화: 일상의 소비에서 시스템 전환까지

기후 위기 시대의 먹거리 안전은 결코 수동적인 보호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의 실천으로 우리 자신의 건강과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지킬 수 있습니다.

  1. 로컬푸드 및 친환경 인증 농산물 구매 확대: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제철식품은 운송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합니다.

  2. 협동조합 및 공동체 기반의 푸드 프로젝트 참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된 구조는 식량 시스템을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듭니다.

  3. 환경단체 및 농민단체의 캠페인 참여와 후원: 구조적인 변화는 정책과 의제 설정에서 시작됩니다. 시민의 지지와 참여가 그 힘입니다.

  4. 교육과 공론장 확대: 다큐멘터리 ‘키스 더 그라운드(Kiss the Ground)’, 책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나오미 클레인)』 등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식량-기후 연계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현실은 불안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우리가 반드시 변화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CP1 프로젝트와 같은 시도는 우리 사회가 환경 중심의 식량 주권 회복을 위한 전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실질적인 신호입니다. 건강한 밥상의 출발점은 건강한 생태계를 지키는 데서 시작됩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바꿉니다.